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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성경적상담

복지기관에서 성경적 상담자로 살아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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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기관에서 성경적 상담자로 살아간다는 것

– 팀 켈러의 『일과 영성』을 읽으며 되짚은 나의 정체성

요즘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자주 올라오는 질문이 하나 있다.
“나는 지금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걸까?”
아니, 조금 더 정직하게 말하자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이, 내가 부르고 싶은 이름과 같은가?”

나는 복지기관에서 일하는 임상심리상담사다.
정식으로는 상담 일정과 치료 계획을 조율하고, 내담자의 변화 과정을 평가하며, 사례들을 기록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내 명함은 그렇게 쓰여 있다.
하지만 내 마음에는 한 문장이 더 새겨져 있다.
“나는 성경적 상담자이고 싶다.”

 

상담자이지만, 복음의 눈으로 세상을 읽고 싶다

복지기관이라는 구조 안에서는 '성경적 상담자'라는 이름을 공식적으로 붙일 수 없다.
여긴 제도적인 언어, 객관적 평가, 이론 중심 개입이 중요한 곳이다.
그럼에도 나는, 그 안에서 내담자의 말과 태도, 욕망과 감정을 해석할 때마다, 복음의 언어를 마음으로 적용한다.

예를 들면, 어떤 내담자가 반복되는 좌절 속에서 “나는 가치 없는 사람 같아요”라고 말할 때,
나는 심리학적으로는 자존감의 왜곡, 부모와의 애착 문제를 설명해야 한다.
그러나 내 마음 한쪽에서는 이런 질문이 울린다.
“그 사람이 진짜 필요로 하는 건, ‘너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단다’라는 복음의 말씀이 아닌가?”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어쩌면 나는 지금 ‘중간 지대’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심리학과 복지 제도라는 일반은총의 구조 안에서
복음이라는 특별은총의 시야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사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두 시선을 충돌시키는 것이 아니라,
조심스럽게 ‘통역’하고, 해석하며, 경계를 분별하는 일이다.

팀 켈러는 『일과 영성』에서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일을 통해 하나님을 닮아가고,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돌보는 대리자로 부름받았다.”

그 말을 읽는 순간, 문득 나의 자리가 조금 달리 보였다.
상담자로서 일하고 있는 지금의 시간이
단지 생계를 위한 역할이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시키는 조용한 사역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던 건 아닐까.

 

현실에 맞춰 사는 것일까, 아니면 신실하게 살아내고 있는 것일까?

나는 종종 이렇게도 생각한다.
"나는 지금 현실을 견디며 설명 수준의 상담을 하는 사람 아닐까?
진짜 복음적 상담자는 아닌 채로, 세속 구조 안에서 그저 성실히 일하고 있는 걸까?”

하지만 점점 이렇게 정리하게 된다.
나는 현실에 적응하고 있는 게 아니라, 현실 안에서 신실하게 살고 있는 것이다.

팀 켈러는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은 당신이 어디서 일하든, 그곳을 부르심의 자리로 사용하신다.”

그렇다.
나는 비록 ‘성경적 상담자’라는 이름을 내걸 순 없지만,
복음의 눈으로 해석하고, 그 시선으로 기록하고, 기도하며 상담하고 있다.
그 자체가 나의 소명이고, 나의 방식이다.

 

복지기관 속 성경적 상담자 – 나의 정체성

그래서 나는 스스로를 이렇게 부른다.
“복지기관 안에서 복음을 잃지 않고 상담하는 사람”
“일반은총의 도구를 사용하면서 특별은총의 시야로 바라보는 상담자”
“세속 구조 안의 복음 해석자”

언젠가는 이 여정과 고민들을 엮어
‘복지현장에서 성경적 상담자로 살아간다는 것’이라는 이름으로 글로 오랜만에 표현해본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처럼 **‘복음의 길을 붙잡은 채, 제도 안에서 조용히 살아내는 이들’**과 만나고 싶고 
같이 고민하고 만나고 싶다. 

 

그리고 독자에게 묻고 싶은 질문 하나

당신은 지금 어디에 서 있나요?

당신이 있는 자리가, 어쩌면 당신만의 부르심의 자리일지도 모릅니다.
그곳에서 복음을 조용히 살아내는 중이신가요?

by 복음의 해석자로 살아가고 싶은 상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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